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4. 24. 선고 2017가단5003638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1. 박AA
2. 박BB
3. 박CC
4. 박DD
5. 박EE
6. 박FF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윤성, 담당변호사 도시현)
【피고】주식회사 ○○투어네트워크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금탁
【변론종결】 2018. 3. 27.
【판결선고】 2018. 4. 24.
【주문】
1. 피고는 원고 박FF에게 4,464,030원, 원고 박AA, 박BB, 박CC, 박DD, 박EE에게 각 2,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11. 10.부터 2018. 4.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박FF에게 36,511,984원, 원고 박AA, 박BB, 박CC, 박DD, 박EE에 게 각 2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11. 1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 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들은 망 한GG(19**. **.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자녀들이고, 피고는 기획여행의 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박EE과 망인은 피고와 필리핀 세부에서 3박 5일간 쇼핑과 스노클링 등 해양스포츠 체험활동을 하는 내용의 기획여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 박EE과 망인은 위 여행계약에 따라 2016. 11. 7.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필리핀 도착 후 여행을 시작하였다. 당일 원고 박EE과 망인은 ‘○○투어 필리핀 여행안내 및 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확인서’를 피고 측으로부터 교부받고 서명을 하였는데, 위 확인서에는 스노클링 전에는 반드시 준비 운동을 하고 자신이 없으면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등의 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라. 원고 박EE과 망인은 2016. 11. 8. 체험 다이빙을 하였는데, 그 당시 망인은 피고 측에게 건강 내역란에 ‘천식, 감기’를 기재한 후 면책동의서를 제출하였고, 다이빙 후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마. 원고 박EE과 망인은 2016. 11. 9. 오전 ‘호핑투어'(이 사건 여행계약 체결 당시 포함되어 있던 사항으로 현지 가이드가 동행하여 배를 타고 섬들을 관광하며 스노클링 및 낚시 등을 체험하는 관광프로그램이다) 일정을 시작하였는데, 오전 11:00경 스노클링 체험이 시작되었다.
바. 그 당시 피고 측 가이드는 망인을 포함한 관광객들에게 일반적인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스트레칭과 마시지를 하게 한 후 스노클링을 시작하도록 하였다.
사. 망인은 그 당시 현지인 보조요원과 함께 약 15분 정도 스노클링을 한 후 힘들어 하면서 배 위로 올라와 휴식을 취하였는데, 망인은 구토를 하기도 하여 가이드가 멀미약을 망인에게 복용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아. 그 후 약 5분 정도 거리의 낚시체험 장소로 이동하여 낚시를 시작하였으나 망인 및 일부 관광객이 멀미 증상을 호소하자 일행은 낚시를 중단한 후 다시 배를 타고 점심 식사장소가 예정된 섬으로 이동하였다. 망인은 배에서 내릴 당시 거동이 힘들어 피고 측 가이드가 망인을 업고 내려서 식사장소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에서도 망인이 추위를 느끼고 숨쉬기가 불편하다는 증세를 호소하자 피고 측은 선베드에 망인을 눕히고 체온 유지를 위해 수건을 덮고 혈액순환을 위해 마사지를 하였다.
자. 그러나 망인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피고 측은 망인을 제트보트 및 자동차를 이용하여 후송하여 12:10경 현지 병원에 도착하였다.
차. 망인은 병원에서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2016. 11. 10. 오전 7:30경 결국 사망하였다. 망인의 선행 사인은 심근경색증이고, 직접적 사인은 폐렴을 동반한 2차 패혈성 쇼크이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3, 을1 내지 11의 각 기재, 원고 박EE 본인 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기획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
기획여행업자는 통상 여행 일반은 물론 목적지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을 가진 자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행선지나 여행시설 이용 등에 관한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반면, 여행자는 안전성을 신뢰하고 기획여행업자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여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행목적지셔행일정·여행행정·여행서비스기관의 선택 등에 관하여 미리 충분히 조사·검토하여 여행계약 내용의 실시 도중에 여행자가 부딪칠지 모르는 위험을 미리 제거할 수단을 강구하거나, 여행자에게 그 뜻을 고지함으로써 여행자 스스로 위험을 수용할지에 관하여 선택할 기회를 주는 등 합리적 조치를 취할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등 참조).
나. 책임의 인정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가 제출한 확인서(을 1)는 2016. 11. 7. 여행 출발 당일에 작성된 것으로 필리핀 여행 일정 일반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한 확인서에 불과하여 이러한 확인서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일인 11. 9. 현장에서 스노클링의 위험성 등을 구체적으로 고지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점,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서도 스노클링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그 위험성을 공지하고 있었고 기획여행업자인 피고로서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전날 실시한 다이빙 체험과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천식, 감기 증상을 면책동의서에 기재하여 피고로서도 이를 알고 있었던 점,
따라서 피고로서도 망인의 나이(당시 만 72세 정도였다), 증상 등을 고려하여 원고 박EE이나 망인에게 그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참가 여부를 결정하게 하였어야 하나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 채 일반적인 안전수칙 설명이나 스트레칭 정도의 조치만을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 측으로서는 신의칙 상의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으로서도 2016. 6.의 건강검진결과 간질환, 비만 등에 관하여 바로 조치가 필요한 상태였고, 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은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했던 상태였던 점, 고령인 망인으로서도 천식, 감기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스노클링 체험에 참여한 점, 망인의 직접적 사인, 피고 측으로서도 안전수칙을 고지하고 미리 스트레칭 등을 하게 하였으며, 필리핀 현지의 보조요원을 통해 망인의 체험활동을 직접 보조한 점, 망인의 상태가 악화되자 이에 따른 병원 이송 등의 조치를 비교적 적절히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비율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 적극적 손해
1) 원고 박FF이 지출한 비용 합계 9,820,184원
- 현지 장례비용 4,080,184원
- 한국 장례비용 3,000,000원
- 원고 박E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지출한 항공료 합계 2,740,000원(=548,000원 × 5)(망인 직계비속들의 일반석 항공료는 예상가능한 손해라고 인정됨)
2) 책임의 제한
1,964,030원 (=9,820,184원 × 0.20)
나. 위자료
망인 1,200만 원(원고들 각 200만 원씩 상속), 원고들 본인 각 50만 원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박FF에게 4,464,030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2,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8. 4.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할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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